이 름   사무처()
제 목   전북교육청 교과서 제작 계약 위반 논란… 위법 우려에도 "나 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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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교육청 교과서 제작 계약 위반 논란… 위법 우려에도 "나 몰라라"

미래교육원, 초등 사회과 교제

디지털 인쇄기 1대 업체에 낙찰
12월까지 10만 권 제작해야
내년 수업에 차질 빚어질 듯
문제 인지에도 '모르쇠' 일관


전북도교육청 미래교육연구원(이하 전미원)이 추진한 '2024 초등 사회과 교과서 제작' 입찰을 두고 특혜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1순위로 낙찰된 업체가 전미원 측이 요구하고 있는 교과서 제작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지역 인쇄업계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미원 측이 이같은 상황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선거캠프 개입설' 등 확인되지 않은 소문까지 무성한 실정이다. 여기에 입찰 탈락 업체가 감사원에 이어 대통령실에 "전북교육청 유착관계를 고발한다"며 청원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20일 전북교육청과 전북 인쇄업체 등에 따르면 전미원은 지난 6월 29일 전국 관내 246개 초등학교와 14개 교육지원청에 오는 12월 19일까지 10만4,000여 권(종이 무게 37톤)의 사회과 교재 제작·배포 등을 골자로 한 '2024 초등 사회과 지역화 교재' 제작 공고를 냈다. 입찰 결과 지난 7월 28일 A사가 1억 8,500만 원에 최종 낙찰됐다.

하지만 이번 입찰 과정에서 전북교육청 입찰 규정을 위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미원은 제안요청서에 교재를 '오프셋 인쇄'로 제작하도록 했지만, 현재 A사가 보유한 인쇄기는 디지털 컬러인쇄기 1대가 전부다. 오프셋 인쇄는 종이에 직접 인쇄하는 대신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판을 사용하는 인쇄 방식으로, 대당 수십억 원에 달하는 기기다. 디지털 인쇄 방식과 제작 시간은 물론 화질 차이가 크다.

또 이번 용역은 '공동수급 방식 및 하도급을 불허한다'고 못 박았다. 결국 A사는 교재를 제작하기 위해선 인쇄 배부 기한인 오는 12월 19일 이전에 대당 수십억 원에 달하는 오프셋 인쇄기를 구비해야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인쇄 업계 관계자들은 "오프셋 인쇄기 설치를 위해선 부지 선정부터 전력 계통 공사까지 최소 1여 년 이상 시간이 필요하다"고 교재 제작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주장대로라면 결국 A사는 위법을 저지르지 않고선 계약 완료 기간이 3개월 밖에 남지 않는 상황에서 교재를 제작조차 못할 상황에 직면했다. 인쇄업체 한 관계자는 "전북교육청 각종 사업에 선거캠프 인물들 관여에 대한 괴소문이 돌고 있다"면서 "도교육청이 원칙을 갖고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미원은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만 교재 제작엔 문제가 없다는 태도다. A사의 인쇄 능력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자, 전미원 관계자는 이미 현장 실사를 통해 A사에 오프셋 인쇄기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됐다. 그럼에도 서류상으로는 하자가 없어 계약을 무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미원 관계자는 "제안요청서에는 오프셋 인쇄를 통해 제작하도록 규정했지만, 입찰 조건에는 '정기 간행물 직접 생산증명서를 소지한 업체'로만 한정했기 때문에 해당 업체는 정상적으로 입찰에 참가한 것"이라며 "제안 요청서와 입찰 조건 간 차이가 있는 것은 사업부서와 의사소통 과정에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전미원과 업체 측은 중소벤처기업부가 고시한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 직접생산 확인 기준' 172항을 근거로 내세워 "오프셋 인쇄기 보유 업체와 임차 계약을 맺으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전기와 오프셋 인쇄기에 한해 임차를 인정하며 임차의 경우 인쇄기 전용 임차 계약서을 확인한다'라는 단서 조항에 따라 타 업체의 오프셋 인쇄기를 임차해 교과서를 제작하면 직접 생산에 해당한다는 것이 이들의 논리다.

이에 대해 주관부서인 중소벤처기업부의 설명은 다르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해당 조항은 입찰 전 임대차 계약을 맺어 오프셋 인쇄기를 구비하라는 것이지, 낙찰된 이후 임차 계약을 맺으면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며 "낙찰을 받고 나서 타 업체와 오프셋 인쇄기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면 그게 바로 하도급 계약"이라고 지적했다.

A사 대표는 "해당 계약에 입찰 했을 때 위반 소지가 있는 부분이 없었기 때문에 낙찰받은 것"이라며 "중소기업이 고시한 기준엔 차후 임차 계약을 맺으면 안 된다는 등의 유권해석은 담겨 있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앞선 해당 입찰에 참가했던 B사 대표는 "A사와 전미원 간 유착관계가 의심된다"며 감사원에 감사청구에 이어 대통령실에 국민청원을 제안했다. B사 대표는 "A사는 디자인회사로 시설이 전혀 없어 하도급을 하지 않으면 납품을 할 수 없는 업체"라며 "이는 계약법 위반사항이지만, 관리 감독의 의무가 있는 도교육청 감사 등 전 부서가 업체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30년 동안 인쇄업을 하면서 부도와 코로나19 등 어려운 여건도 겪었으면서도 오직 외길을 걷고 있다"며 "혼자 외로운 싸움에 정부가 꼭 진실을 밝혀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진영 기자박경우 기자